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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 효과를 높이는 심리학의 마법

설득 효과를 높이는 심리학의 마법

 

악수 전술은 과연 효과가 있을까?

선거 시기가 되면 후보자들이 유권자들과 악수하는 장면을 많이 볼 수 있다. 정말로 악수는 득표로 이어지는 것일까? 다음과 같은 순서로 악수의 효과를 확인한 연구가 있다. 실험은 A라는 동일 인물을 세 종류의 방법으로 다른 사람들과 대면토록 해 A에 대한 인상을 조사하는 것이었다.

 

첫 번째 조건은 눈을 가린 채 말하지 않고 악수만 하는 것이었다. 이때 A는 따뜻하고 신용할 수 있으며 어른스럽고, 감각이 예민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48%의 사람들이 A를 다시 만나고 싶다고 얘기했다.

 

두 번째 조건에서는 이야기도 악수도 하지 않고 보기만 했다. 이때 A는 차갑다, 거만하다, 어른스럽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마지막 세 번째에서는 눈은 가리고, 악수 대신 대화를 나누었다. 이때 A는 거리감 있다, 감동이 없다, 형식적이라는 평가를 얻었다.

 

이 결과 악수를 통해 피부가 닿으면 상대에게 따뜻함이나 신뢰감 있는 인상을 줄 수 있음이 나타났다. 얼굴을 마주 보는 것만으로는 ‘차가운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 악수 전술은 후보자의 인상을 좋게 해 주는 효과가 있음이 드러났다.

 

친밀도를 높이려면 상대와 같은 자세를 취한다

카페에서 대화를 나누는 상대의 자세가 신경 쓰인 적 있는가? 친한 사람과의 대화에 열중하면 상대가 커피를 마실 때 자신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커피를 같이 마시거나, 상대가 팔짱을 끼면 자신 또한 팔짱을 끼는 등 같은 자세를 취한다.

 

자세나 동작이 서로를 반영하여 두 사람이 같은 자세, 동작을 되풀이하는 일을 ‘자세 반영’이라고 한다. 친한 친구들이 대화를 나눌 때 나타나는 몸의 움직임을 필름으로 기록한 뒤 느린 화면으로 분석한 결과 두 사람의 움직임은 48분의 1초 이내에서 일치했다고 한다.

 

느낌이 맞는 상대와 있을 때는 상대와 자기의 섬세한 움직임이 일치하는 자세 반영이 많다. 이에 반해 이야기가 좀처럼 잘 통하지 않거나 같이 있으면 불편한 상대와의 사이에서는 자세 반영이 일어나지 않는다.

 

부하가 긴장할 때는 상사가 부하의 동작에 맞춰서 움직이면 긴장을 풀어 줄 수 있다. 어린아이를 대할 때도 같은 동작을 취하면 친해지기 쉽다. 또 토론할 때는 어떤 의견에 찬성하는 무리와 반대하는 무리 각각의 자세 반영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카포네를 유죄로 몰고 간 게임

알폰소 카포네는 1920년대에 미국 시카고를 중심으로 마피아 조직을 이끈 보스이다. 의회에서 금주법이 가결된 뒤 미국 전역의 주류 밀매 루트를 독점해 거액의 부를 쌓은 것으로 유명하다. 유력 인사들을 매수했으며, 적대자에게는 잔인한 수법으로 250명에 달하는 많은 사람을 살해했다고도 한다. 하지만 1931년에는 운 나쁘게도 FBI(연방수사국)의 집요한 추적 끝에 체포되어 교도소에 보내졌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가 유죄를 선고받은 죄목은 살인죄가 아니고 단순 탈세였다. 카포네는 신중한 성격 탓에 좀처럼 꼬투리를 잡히지 않았고 FBI는 카포네 대신 그의 회계사로 시선을 돌렸다. 그를 체포해 용의를 불기소처분하는 대신 카포네의 탈세 증거를 전부 자백하도록 했다.

 

잔인하기로 악명을 떨쳤던 카포네도 회계사의 배신으로 결국은 마피아 우두머리의 자리를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 이 상황을 ‘죄수의 딜레마’라는 게임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이 게임은 수학자 알버트 터커가 발안했으며, 두 사람의 공범(예를 들면 카포네와 회계사)이 어떤 사건의 용의자로서 체포되어 각각 다른 취조실에서 수사관에게 다음과 같은 선택지를 종용받았다고 가정한다.

 

  1. 두 사람이 계속 묵비권을 행사하면 징역 3년을 받는다.
  2. 한쪽이 자백하면 정상을 참작하여 자백한 사람은 불기소처분하고, 자백하지 않은 사람은 가장 무거운 10년형에 처한다.
  3. 둘 다 자백하면 6년형에 처한다.

 

여기서 카포네와 회계사는 자백과 묵비 중 뭔가는 하나를 꼭 선택해야 한다. 하지만 어느 쪽을 선택한다고 해도 그 결과는 상대의 결정에 따라 달라진다. 이때 두 사람은 상대를 믿고 묵비권을 행사할지, 아니면 상대가 묵비권을 행사하는 동안 자백해서 자기만 형을 면제받을지 심각한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게임 이론이 설명하는 바는, 이런 딜레마 상황에 직면했을 때 두 사람은 상대가 자기를 배신하여 자백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묵비권을 행사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결국은 둘 다 자기의 형을 면제받기 위해 자백하고, 교도소 안에서 상대에 대한 배신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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