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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의 심리학

직장의 심리학

“직장이라는 정글에서 살아남는 법”

 

뜨거운 난로 법칙

회사 규정은 괜히 있는 게 아니다

뜨거운 난로에 가까이 다가가면 화상을 입기 쉽다. 하지만 화상을 입을까 봐 두려워서 난로와 멀리 떨어져 있게 되면 추위에 떨 수밖에 없다. 경영학에서는 기업의 효율적인 경영 관리를 논할 때 ‘뜨거운 난로 법칙’을 인용한다. 기업의 엄격한 규정은 모든 사원에게 일치성과 즉각성, 공평성의 원칙 아래 적용된다. 따라서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직장인은 제도상의 속박과 제약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입사 초년생들은 자신이 몸담은 기업문화와 규정을 익혀 행동의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뜨거운 난로처럼 구성원 전체에 동일한 위력을 발휘하는 규정을 위반했을 때는 도덕적 책임이 따르는 건 물론이고 징벌마저 피할 수 없다.

 

오너도 비껴갈 수 없는 공정성

막대한 규모의 자산을 관리하는 투자 금융 회사에는 어느 기업보다 엄격한 규정이 존재한다. 그러나 공정성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이러한 규정은 유명무실해질 수밖에 없다. 얼마 전 모 기업의 한 임원이 개인적인 실수로 기업 이미지에 막대한 손실을 입히는 사건이 발생한 적이 있었다. 사내 규정에 따르면 시말서를 쓰는 것 이상의 엄중한 징계 처분이 내려져야 했다. 하지만 규정을 집행하는 인사부의 관리자는 그 임원이 오너의 친척이라는 이유로 적당히 무마하고 눈감아주었다. 징계 대상감인 임원은 처벌을 모면했고 사건은 흐지부지 종결되었다. 나중에 이 사실을 알게 된 기업의 오너는 노발대발하며 해당 임원과 인사부 관리자 모두 징계 처분을 내리고 직급을 강등시키고 호봉도 삭감했다.

 

오너는 이 사례를 본보기로 삼아 경고했다. “앞으로 회사 규정을 집행할 때 공정성의 원칙을 무너뜨리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겁니다.” 그 후로 오너의 일가 혹은 측근이라는 이유로 사내 규정을 무시해오던 묵은 폐단이 말끔히 근절되고 관리의 투명성이 보장되는 등 건전한 사내 문화가 뿌리내리게 되었다.

 

엄정한 집행이 보장되지 않는 규정은 있으나 마나다. 하지만 종종 친인척 관계가 얽히면 사내 규정대로 처리하지 않거나 간혹 동료끼리 서로의 실수를 슬쩍 눈감아주는 경우도 있다. 이런 식으로 규정이 유명무실해지게 되면 결국 회사 전체가 위기 상황에 놓이게 될 수 있다. 따라서 어떠한 경우에도 규정을 위반한 이들에게 결코 예외를 두어선 안 된다. 기업의 각 규정과 부서의 세부 조항은 임원은 물론이고 말단 사원에 이르기까지 공평하게 적용되는 직업 도덕이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새내기 직장인들에게 직업 도덕과 규율 준수를 강조하는 이유는 뜨겁게 달아오른 난로 앞을 지날 때 각별히 주의해야 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자이가르닉 효과

나는 왜 사무실에만 가면 배가 아플까

스트레스는 직장인의 숙명이다. 병처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고 무덤덤하게 넘기는 사람도 있지만 개인차가 있을 뿐 심리적 부담은 누구나 겪는다. 직장인의 경우 사무실에만 들어서면 배가 아프거나 두통이 사라지지 않는 등 긴장감과 초조감에 시달리는데 이런 심적 압박을 심리학에서는 ‘자이가르닉 효과’라고 한다. 어떤 일을 집중해서 할 때 끝까지 해내지 못한 상태에서 중간에 그만 두면 머릿속에서 이를 계속 떠올리게 된다. 물론 정상적으로 업무를 마치고 나면 이런 상태는 씻은 듯이 사라진다. 경쟁사회를 살아가면서 스트레스를 피할 수는 없다. 죽을 때까지 겪어야 하는 일이라면 이런 심리적 압박을 발전의 동력으로 삼는 수밖에 없다. 특히 원만한 직장 생활을 하려면 업무 이전에 스트레스를 줄이는 비결부터 터득해야 한다.

 

K를 베테랑 에디터로 만든 원동력

K는 지방의 국립대학을 졸업한 인재였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포부가 남달랐던 K는 취업을 위해 대도시로 상경했다. 하지만 취업의 벽은 생각보다 높았다. 극심한 스트레스 속에서 K는 가까스로 잡지사에 취직했다. 그런데 막상 입사해보니 업무의 강도는 상상을 초월했고 매달 마감이 다가오면 야근은 물론이고 끼니마저 거르는 날이 부지기수였다. K는 두통과 소화 불량에 시달리면서도 어렵게 얻은 직장의 소중함을 되새겼다. 그래서 동료들에게는 늘 웃는 낯으로 대했고 상사 앞에서는 신입사원다운 패기와 겸손함을 갖추려 노력했다.

 

하지만 K가 배치된 부서는 그녀의 원래 전공과는 거리가 멀었으며 선배와 먼저 입사한 동료들의 텃세도 만만치 않았다. 시간이 갈수록 사무실에서 그녀의 입지는 줄어들었고 몇 달 뒤에는 봉급마저 삭감되었다. K의 스트레스는 당사자가 아니면 도저히 상상할 수조차 없을 만큼 거대한 압박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K는 스스로 마인드컨트롤을 통해 매일 아침 스트레스의 노예가 되어 끌려 다니느라 이를 원동력으로 삼기로 결심한 것이다.

 

심기일전한 K는 차근차근 편집 업무를 배워나갔다. 그리고 하루가 다르게 편집부의 업무를 장악해나갔고 그러다 보니 우수한 원고를 가려내는 안목까지 생겨났다. 잡지사 사장은 K가 눈부시게 성장하는 모든 과정을 눈여겨보았고 결국 그녀에게 기회를 주기로 했다. 전체 기획회의를 거쳐 새로운 분야의 창간호 발간을 K에게 맡기기로 했다. 한 달이 지나자 K는 놀라운 성과로 사장의 기대에 부응했다. 혹독한 담금질을 통해 K는 어느새 잡지사의 베테랑 에디터가 되어 있었다.

 

사실 직장 생활에서 이중, 삼중으로 느끼는 심리적 압박을 무사히 견디고 성공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스트레스가 성공의 사다리로 작용하지만 또 다른 사람들에게는 도저히 빠져나올 수 없는 깊은 수렁일 뿐이다. 수렁 속에서 허우적거리지 않으려면 스트레스의 실체를 직시하고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태도를 갖춰야 한다. 업무 강도가 거세질수록 사표를 던지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힐 때마다 도살장에 끌려가듯이 마지 못해 일한다면 업무의 효율성을 기대할 수 없다. 상황이 악화될수록 낙관적인 태도로 마음을 다잡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태도는 자신은 물론이고 같은 공간에서 일하는 동료들에게도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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