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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상사의 심리학

직장 상사의 심리학

“상사를 알면 길이 보인다”

 

환난 공존의 법칙

직장이 전쟁터라면 상사는 전우와 같다

진정한 우정은 역경을 통해 열매를 맺는다. 인생의 시련은 진실한 감정을 담금질하는 계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회 전반에 물질주의가 만연하면서 직장 상사와 동료를 한솥밥을 먹는 ‘동지’로 여기는 사람은 거의 없다. 직업군이 끊임없이 변하거나 사라지면서 서로의 이익이 상충되면 언제라도 등을 돌릴 수 있다. 자신의 밥벌이에 도움이 안 된다는 판단이 서면 각자도생의 길을 선택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따라서 운명 공동체 의식을 바탕으로 동료애를 발휘하는 일은 숭고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당신이 현재 몸담고 있는 회사에 위기가 닥쳤을 때나 상사의 고충을 등한시하지 않고 한마음으로 극복하려는 의지를 보인다면 머지않아 일개 평사원 수준을 뛰어넘는 보상과 대우를 받게 될 것이다.

 

동료와 조직을 배신한 직장인의 최후

모 기업에서 중요한 직책을 맡고 있던 A는 뛰어난 지략과 업무 능력으로 회장의 신망을 한 몸에 받고 있었다. 승진을 앞두고 인사이동 시기가 다가오자 A는 기대감에 한껏 부풀었다. 그러나 2007년, 전 세계에 느닷없이 닥쳐온 경제 불황의 늪에 빠진 기업은 도산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회장은 파산만큼은 막아보려고 백방으로 뛰어다녔지만, A는 회장의 간곡한 만류를 단칼에 거절했다. 설상가상으로 기밀 서류를 몰래 빼낸 뒤 사표를 던졌다.

 

다음날 경쟁사를 찾아간 자리에서 A는 전에 재직한 회사의 기밀 서류를 넘기는 조건으로 파격적인 대우를 요구했다. 경쟁사의 대표는 A의 은밀한 거래를 흔쾌히 반기며 높은 연봉과 고위 직책을 약속했다. A가 제공한 기밀 덕분에 경쟁사는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되었고 A는 자신의 공을 당당히 내세웠다. 하지만 경쟁사의 대표는 갑자기 입장을 바꾸어 이렇게 말했다. “솔직히 말해서 자신을 키워준 회사가 위기에 처했을 때 기밀 서류를 다른 회사로 빼돌린 사람을 어떻게 믿을 수 있겠나? 자네가 나중에 우리 회사의 보안 자료를 다른 회사로 팔아넘기지 않는다고 아무도 보장할 수 없네. 하루아침에 동료와 조직을 배신한 자네는 우리도 별로 달갑지 않다네. 미안하지만 지난번에 내가 한 얘기는 없던 걸로 하고 앞으로는 나를 찾아오지 말게.” A는 경쟁사에서도 일자리를 잃고 쫓겨났으나 누구를 붙잡고 하소연할 수도 없었다.

 

몇 달 뒤 세계 경제가 안정을 되찾자 A의 전직 회사 역시 기사회생으로 사세를 회복했다. A는 그때까지도 여러 회사를 전전하며 문전박대를 당하다 염치불구하고 옛 상사를 다시 찾아갔다. 그는 옛정을 들먹이며 복직을 호소했으나 상사는 단칼에 그를 거절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 업계가 얼마나 좁은지 자네도 잘 알지 않는가? 자네처럼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 하는 인간을 받아줄 회사는 없다네. 우리는 요즘 업무가 너무 바빠서 자네와 차 한 잔 마실 시간도 없으니 그만 돌아가주게.” A는 자신이 업계의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을 뿐이다.

 

기업 내부에는 소위 블랙리스트가 존재한다. 회사가 위기에 처했을 때 ‘공생공존’이라는 직업적 양심을 지키기는커녕 일급 기밀 문서를 외부로 빼돌린 행위는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것보다 더 악랄한 짓이다. 아무리 뛰어난 인재라 해도 이처럼 도덕심이 결여된 사람은 이 사회 어디에도 발 디딜 곳이 없다. 따라서 자신을 발탁해준 상사나 조직과 운명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 위기와 어려움을 함께 하는 일은 자신의 잠재력을 시험하고, 또한 도덕 수준과 품행을 입증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끈끈한 동지애는 시련 앞에서 더욱 빛을 발하는 법이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유혹에 눈이 멀어 조직과 상사를 배신하는 행동은 금물이다. 사회라는 무대에서는 신뢰를 바탕으로 나보다는 조직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운명 공동체라는 굳은 신념으로 태풍이 지나가기를 기다린다면 태양은 다시 떠오르기 마련이다.

 

의존 효과

능력과 열정 이상으로 직장인에게 필요한 것

심리학에서 ‘의존 효과’는 두 개체 사이에서 발생하는 현실적이고 객관적인 수요로 인해 형성되는 심리적인 의존을 말한다. 이런 현상은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특히 직장 생활에서 가장 자주 일어난다. 업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상사의 기획과 의도를 잘 파악해 곧바로 상사의 최측근으로 발탁되는 것은 가장 대표적인 사례에 속한다. 직장에는 발군의 실력을 가진 인재들이 수두룩하기 마련이라 그들 사이에서 상사의 신망을 얻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소신껏 능력과 열정을 발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최측근 대열에 합류하고 싶다면 상사의 의도를 파악하고 그에 부응하여 업무를 추진할 수 있어야 한다.

 

늦게 직장 생활을 시작한 K가 승승장구하는 비결

모처럼 친구들과 모인 자리에서 S가 불만을 토로했다. “금융위기 여파인지 이번 달 수입이 또 줄었어.” 모두 S의 처지에 공감하는 가운데 유독 K만은 불경기 따위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 눈치였다. 그도 그럴 것이 K의 회사는 그의 기지 넘치는 기획안 덕분에 금융 위기를 무사히 넘길 수 있었고 K에게 격려금까지 지급했기 때문이다. 사실 K는 S보다 훨씬 늦게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그나마 S의 추천 덕분에 오랜 백수 생활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었다. 그러나 불과 2, 3년 만에 두 사람의 처지는 뒤바뀌게 되었다.

 

K는 팀장으로 승진했으나 S는 여전히 평사원 자리를 전전하고 있었다. 과연 두 사람의 차이는 무엇일까? K는 오랜 취업 준비 과정에서 전문성을 쌓았으며 무엇보다 열정적인 태도가 돋보였다. 상사들이 K에게 전적인 신뢰를 보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누구나 난색을 표하며 맡기를 꺼려하는 업무도 K의 손에 넘어가면 거뜬히 해결되었다. 사무실에서 K의 위치는 점점 더 확고해졌다. 상사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눈에 띄는 성과를 올리자 직급과 호봉이 두 배로 뛰었다. K처럼 상사의 눈도장을 제대로 받으면 기대 이상의 강력한 후광 효과를 누리게 된다. 그러나 이런 기회가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엇비슷한 실력자들을 제치고 주목을 받으려면 남다른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다.

 

꽃길만 걷고 싶은가? 그렇다면 발아래 잡초부터 뽑아야 한다. 직장은 호사를 누리러 가는 곳이 아니다. 궂은일이라고 마다하거나 하찮은 일이라고 거들떠보지 않으면 설 자리가 없다.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하는 업무인데도 거창한 명분만 따지려 들면 답이 없다. 오히려 응달처럼 볕이 들지 않는 자리에서 성실하게 본분을 다하다 보면 상사의 주목을 받게 되어 그의 오른팔이 되는 날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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